Page 46 - 인하대병원 ON 2023 봄호_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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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로서 보람 있는 순간이나 힘든 순간은 언 긴 여정을 함께하는 조력자
제인가요?
소아청소년과를 희망하는 전공의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김수진 교수 귀여운 아이들이 좋아지는 모습, 보호자들이 고
마워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힘든 부분은 제가 워낙 김수진 교수 여러 가지 상황이 소아청소년과가 어렵다고 합
다양한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환자가 많고, 설명이 오래 걸려 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정부를 비롯하여 인하대병원, 교수
서 진료가 지연될 때가 많습니다. 진료가 지연되면 환자와 보 님들도 모두 소아청소년과가 잘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호자는 물론이고, 저까지 힘이 들지요. 아픈 아이들이 치료받고 좋아지는 모습을 보는 일은, 소아청
이주영 교수 분만장에서 새파랗고 전신이 쑥 늘어져서 태어 소년과의 여러 어려운 상황을 잠시 잊게 할 만큼 보람찹니다.
나는 핏덩이들을 기도 삽관해서 살려내면, 금방 전신에 핏기 그 기쁨을 같이 느끼고 싶습니다.
가 돌고 심박수가 돌아오며 자극에 반응합니다. 그때 정말 좋 이주영 교수 ‘공부해서 남 주자‘라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의
습니다. 물론 미숙아들이 낮에만 태어나지 않으니 밤이고 주 사에게는 환자를 향한 사랑, 동감, 연민 등의 마음이 꼭 필요
말이고 상관없이 잠을 못 자기도 하고, 명절에 갑자기 불려 합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누군가를 살리려
나오기도 합니다. 또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아기가 호흡곤란 면 많이 알아야 하고,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의사는
과 여러 질병으로 불안정할 때는 밤새 옆을 지켜야 할 때도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고, 누구보다 그 분야의 전문가여야 합
많습니다. 그러나 아기들은 그 힘든 상황을 잘 이겨내고 언제 니다. 그래야 환자가 더 잘, 더 빨리, 덜 힘들게 치료받을 수
그랬냐는 듯 안정을 되찾으며 회복되고 자라납니다. 아기들 있습니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는 사람의 생명을 다룬다는 무
이 엄마 품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로 피부 접촉을 하 게를 반드시 기억하고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요즘은 ‘워라
거나 젖을 빨 때는 그동안 잠 못 잤던 일도, 힘들었던 일도 다 벨’을 무척 중요하게 여깁니다. 젊은 세대들은 더 풍족한 ‘워
잊어버립니다. 그리고 집에 간 아기들이 외래 올 때마다 쑥쑥 라벨’을 누릴 수 있는 위치에 오르기 위해 공부하고 취업 준
자라고, 단계별로 뒤집고 기고 앉고, 나중에는 외래 진료실에 비를 합니다. 그리고 그 위치에 오르면 주저 없이 편안한 삶
걸어서 들어오는 순간은 저의 모든 힘듦을 보상해주는 힐링 을 선택합니다. 본인이 편안하고 풍족하게 사는 것에 의학 공
이 됩니다. 부의 목적을 두는 학생이 많은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의사가
열심히 공부하는 이유, 힘들게 일하는 이유는 환자여야 합니
환자를 대하는 교수님의 진료 철학은 무엇인가요? 다. 우리의 지식과 경험으로 아픈 환자들을 가장 잘 치료했을
때, 우리는 그 어떤 것보다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낄 수 있습니
김수진 교수 제가 모든 환자를 다 낫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 다. 저는 젊은 의사들이 ‘워라벨’만 중요하게 여기지 말고 공
렇더라도 환자들이 제 진료를 받고 도움을 받았다고 느끼고, 부해서 남 주는 아름다운 삶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만족하도록 하는 것이 진료 철학입니다.
이주영 교수 각 아기, 엄마의 요구사항이 항상 최우선입니 인하대병원을 찾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다. 그래서 더 열심히 아기를 관찰하게 됩니다. 아기가 무엇 있나요?
이 힘든지, 얼마나 아픈지, 무엇이 괴로운지, 아기가 가장 편
안해하는 상황이 무엇인지를 고민합니다. 의료진을 위한 진 김수진 교수 아이 성장 과정에서 고민이 있거나, 학교 신체검
료가 아니라, 아기를 위해 진료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필 사에서 소변 이상이 발견된 경우, 희귀 유전 질환이 의심된다
요 없는 혈액 검사나 영상 검사, 항생제 사용을 줄이려고 하 면 제 진료실을 찾아주세요.
는 등 일률적인 처치나 검사가 아니라 환자에게 꼭 필요한 검 이주영 교수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축복과 기쁨이 넘쳐야
사나 치료만 하려고 항상 고민하며, 부모-아기 간의 접촉을 할 순간에 조산이나 선천성 질환 등으로 신생아중환자실에
최대화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외래에서는 보호자, 특히 입원하는 아기의 부모님은 여러 가지가 불안할 수밖에 없습
엄마의 고민, 엄마의 걱정을 최대한 들으려고 합니다. 엄마는 니다. 그러나 세상에 일찍 나온 미숙아든, 선천성 질환이 있
아기 바로 옆에서 가장 많이 관찰하고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 는 신생아든, 아기들은 정말 회복력이 뛰어납니다. 우리 아기
람이니까요. 엄마의 걱정을 절대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중요 들은 인하대병원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씩씩하게 잘 회복해
하다고 생각합니다. 엄마 품으로 돌아갑니다. 저는 그 과정을 최대한 순조롭게,
그리고 부모님과 아기에게 가장 편한 방법으로 극복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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