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인하대학교병원_ON2023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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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01













                                               황 홀                         한









                                               글 쓰                         기








                                                                                                     글 김민정













                                             나는 ‘글’을 써서 ‘밥’을 먹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글쓰기는 나의 ‘밥벌이’라는 이야기다.

                                             대학을 졸업한 직후부터니 스무 해 가까운 세월이다. 그렇게 나는 순수한 글쓰기가 아닌,
                                             상업적 글쓰기를 깨나 오랫동안 해왔다.
                                             처음 만나는 이들이 직업을 물을 때 나는 “글 쓰는 사람이에요”라고 답하기를 좋아한다.

                                             ‘글’이 가진 고유한 품격에 기대어 우쭐대는 것이다. 그러면서 속으로 나에게 묻는다.
                                             ‘내가 쓰는 글이 과연 ‘글’이라고 해도 좋을까’ 하고. 내 글은 매거진이나 사보에
                                             기고하는, 일정한 형식에 맞춰야만 하는 ‘기사(記事)’라는 말에 더 어울리는 것 같아서다.
                                             갓 태어난 아이가 성년이 될 정도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숱하게 써왔지만 나는 여전히
                                             글을 잘 쓰지 못해 자주 주눅이 든다. 타인의 글을 읽으면서 먼지처럼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경험을 곧잘 하고, 그런 열등감을 극복하려고 지금도 부지런히 서점에서
                                             글쓰기 관련 책을 집어오는 형편이다.
















               - 유르겐 도미안, 홍성광 옮김, 『태양이 사라지던 날』(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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