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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세 여성 J씨는 근육경련을 주증상으로 신경과 외래에 내원했습니다. 초기에는 주로 밤에 간헐적인 장딴지 근육이 뭉침이 있었는데,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더니 이제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근육경련이 발생했고, 일상생활 중에 수분간 손이 뒤틀리는 일까지 겪었다고 했습니다.
│덜덜~ 저절로 떨리는 내 몸
근육경련(Cramp)은 통증을 동반한 발작적이고 불수의적인 근육의 수축과 비정상적인 이완을 특징으로 합니다. 신경과 외래에 내원하는 노인 환자들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우리나라 환자들의 경우 근육경련의 증상을 ‘뒤틀린다’, ‘꼬인다’, ‘쥐가 난다’와 같은 용어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대부분 밤에 증상이 심하고,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수면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근육경련의 유병률은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95%의 사람들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 적이 있고, 운동과 연관된 경우 26~67%의 사람들이 운동 후 근육경련을 느꼈다고 응답했습니다.
근육경련을 호소하는 환자는 젊은층보다는 중년 이상의 연령의 환자들이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연령에 따라서는 50세 이상의 중장년층 또는 노인 인구 2/3 이상이 근육경련을 경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노화에 따른 근감소증(Sarcopenia)은 제1형 근육보다는 피로에 취약한 제2형 근육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근감소증을 보이는 노인이 평소보다 무리한 신체활동을 할 경우 근육경련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근육경련의 다양한 원인과 치료
근육경련은 그 이름과는 다르게 근육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신경학적인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흔히 간과되는 것이 약물 부작용으로 인한 근육경련인데, 고지혈증약과 이뇨제를 포함한 고혈압약, 천식약 등의 부작용으로 근육경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간경화와 만성콩팥질환, 당뇨, 갑상선질환 등 원인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신경뿌리병증(디스크), 말초신경병증, 루게릭병과 같은 운동신경원질환, 하지정맥류 등의 말초혈관질환에서 일련의 증상으로 근육경련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탈수, 칼슘 및 마그네슘의 불균형과 같은 전해질 이상으로도 발생합니다.
근육경련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자세한 병력청취와 신경학적 검진을 통해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이 근육경련에 부합하는지 혹은 다른 양상의 불수의적인 근수축인지를 판단하고 ▲혈액검사 및 신경근전도검사를 통해 근육경련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2차적인 원인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적인 측면에서 가장 흔히 사용되는 비약물요법은 적절한 운동과 수분, 전해질 섭취 등이며, 비약물요법으로 치료 효과가 충분치 않다면 가바펜틴과 같은 항경련제나 혈관확장제, 벤조디아제핀계열 약물 등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근육경련은 노인 인구에서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증상입니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되어 삶의 질 저하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니 증상이 발생하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근육 경련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