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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칼럼]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편두통의 관리와 치료

2024.12.26


 
최근 대한 두통학회에서 진행한 직장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직장인 두통 실태’ 설문조사에서 두통의 유형 중 편두통이 69%로 가장 많았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편두통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10대 질환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인구의 약 15%에서 편두통을 경험한 바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많게는 18%에서 편두통 혹은 개연 편두통을 경험하였으며, 스트레스, 활력 저하, 업무 능률 저하를 초래하여 단일 질환으로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원인으로 3위를 차지했다.

편두통은 머리의 혈관과 신경 주위에서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 물질의 방출로 인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원발 두통이다. 또한, 어지럼증을 흔히 동반하기 때문에, 두통과 함께 원인이 명확지 않은 어지러움과 메스꺼움, 구토가 동반된다면 편두통을 의심해야 한다.

편두통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도 실제 질병에 대한 잘못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다수이다. ‘편두통’ 이라는 명칭 때문에 두통이 한쪽에만 나타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증상을 겪고 있어도 본인이 편두통 환자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제3판 국제 두통 질환분류에 따르면, 전형적인 편두통의 양상은 1) 편측으로 2) 박동 양상을 보이며, 3) 중등도 또는 심한 통증 강도를 보이고, 4) 걷거나 계단을 오르는 등의 일상의 신체활동에 의해 악화되는 것이며, 모두 만족하지 않더라도 2가지 이상을 만족하면 편두통의 양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메스꺼움이나 구토를 동반하거나 빛이나 소리 또는 냄새에 의해 두통이 악화되기도 한다.

편두통의 발병에는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모두 관여한다. 특히, 편두통을 유발시키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스트레스, 불규칙한 수면 패턴, 특정 음식 섭취나 결식, 밝은 빛, 과도한 신체활동, 소음이나 냄새, 기후 변화와 여성의 경우 호르몬 변화가 관련 있다.

그중 스트레스는 가장 흔한 유발 요인이며 음식물 중에서는 술이 대표적이다. 모든 종류의 술이 두통을 유발할 수 있지만 그중 적포도주가 편두통 유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편두통을 유발시킬 수 있는 음식으로는 초콜릿, 치즈와 유제품, 카페인 함유 음료, 감귤류 과일, 가공육이나 튀긴 음식 등이 있다.

편두통은 병력과 증상의 근거에 의해 진단할 수 있다. 다만, 갑작스러운 심한 두통, 발열이나 목 경직 등 다른 증상을 동반, 운동이나 기침으로 유발되는 두통, 혹은 이전과 전혀 다른 양상의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뇌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 영상(MRI) 등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
 

편두통은 그 밖에 다양한 질환이 동반될 수 있다. 우울증, 불안장애, 수면장애, 고혈압, 관상동맥질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나 위식도 역류질환, 알레르기 및 천식, 섬유근육통, 만성 통증 질환, 하지불안증후군 등 여러 신체 질환의 동반 발생률이 높다.

특히 우울증,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과적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는 편두통의 만성화 위험이 높아지고, 삶의 질을 더욱 저하시킬 수 있으며, 치료 효과가 낮아지므로, 항상 동반 질환에 대해 치료 시 고려해야 한다.


편두통의 약물치료에는 편두통 발작 시 증상을 완화하고 빠르게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급성기 치료로 NSAID, 타이레놀과 같은 소염진통제나 편두통에 특이적인 트립탄 계열의 약제가 있다. 편두통 발작이 빈번하거나 심한 경우, 발작 빈도의 빈도, 지속시간 또는 강도를 줄이기 위한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 치료제로는 오래전부터 베타차단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보톡스 등을 사용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편두통의 병리기전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들(CGRP 혹은 CGRP 수용체 표적치료제)이 개발되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 외 비약물 치료방법에는 유발 인자의 회피, 생활 습관 개선, 생체 되먹임, 이완 기법 등이 있다.

편두통을 치료하게 위해 두통 일기를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객관적으로 정확한 두통 발생 양상을 확인하고 개인별 유발 인자를 파악하는데 용이하므로 두통 발작을 줄이기 위한 생활 교정을 피드백할 수 있다. 또한, 급성기 및 예방 치료의 효과를 평가하는데 유용하고, 의료진과 상세한 정보를 공유할 수 있어서 개인화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편두통은 삶의 질을 떨어트리는 흔한 두통이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최근 편두통의 병태 생리를 바탕으로 부작용이 적고 더 효과적인 치료 약물들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다. 정확한 두통 원인 진단과 개개인마다 적절한 약물 치료의 종류와 효과가 다르므로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인하대병원 신경과 권순욱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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