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인하대병원 ON 2023 봄호_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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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을 아낌없이 걷는다 복하여 걷는 방법, 산책로와 등산로를 함께 걷는 방법, 산책
지난겨울은 유난히 추웠다. 최강 한파, 기록적인 추위에 우리 로를 걷고, 유람선을 타며 산막이옛길을 감상하는 방법으로
는 옷깃을 단단히 여미며 한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뎌야 했 나뉜다. 각자의 취향이나 체력에 맞춰 선택하면 된다. ON 2023 Spring
다. 하지만 순리대로 한 계절이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면서 다 산막이마을까지 산책로를 왕복하여 걷는 방법을 택했다. 장
른 계절이 찾아왔다. 다시 마주한 봄이 더욱 반갑다. 막처럼 둘러싸인 산의 너그러운 품은 급한 숨을 다독이고, 굽
숨 가쁜 일상에 함몰되면 시간의 흐름을 인지하지 못한다. 오 이굽이 흐르는 강은 아직 봄이 오지 않았다고 하지만 눈치 빠
가는 계절의 변화를 눈치챌 만한 여유조차 갖기 어렵다. 이 른 이들은 은은한 햇살과 온기 품은 바람에 한 걸음 한 걸음
때 따로 시간을 내어 걷는 일은 일상을 좀 더 의미 있게 만든 서서히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아차린다.
다. 반복되는 하루가 좀 더 가치 있게 느껴지게 한다. 매일 실 괴산댐을 끼고 조성된 산막이옛길은 괴산댐 호수와 어우러지
천하는 인간의 기본 움직임 걷기, 단순하게 걷다 보면 마음을 며 우리나라 자연 특유의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그대로 보여
짓누르는 고민의 무게가 조금은 가벼워진다. 걷기는 건조한 준다. 길 곳곳에 자리한 친절한 이정표, 자연을 한눈에 담을
영혼에 물기를 머금게 하고, 지난날을 반성하고 새날을 설계 수 있는 전망대와 포토존, 각종 조형물 등은 자칫 단조로울
하게 한다. 걷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우리의 삶은 더 풍성하고 수 있는 길에 재미를 불어넣는다. 목마름을 해소해줄 앉은뱅
깊어질 게 분명하다. 걷는 길이 아스팔트가 아닌, 자연이 내 이약수, 한여름에도 한기를 느낄 정도로 서늘한 얼음바람골,
어준 흙길이라면 이 모든 것이 더욱 선명해진다. 자연이 만든 사랑이 이루어지게 돕는다는 연리지까지 걷는 내내 즐길 거
길 위에 선다면 생(生)의 의미와 인생(人生)의 가치는 더욱 확 리가 많아 지루할 틈이 없다.
실해진다. 길은 비교적 온순하고 평탄하지만 마치 인생처럼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공존한다. 그 길이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비탈
함께 걸으면 더 좋은 길 길이든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 힘들어도 마음을 고쳐먹고, 즐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 마을을 시 겁다고 생각하면서 신나게 걸으면 될 일이다.
작으로 산골 마을인 산막이 마을까지 연결된 총길이 4km의 초봄이라고 하기에는 아직은 성급한 늦겨울이었다. 산막이
옛길이다. 산막이옛길은 자연에 집중하며 걷기 좋은 길이다. 옛길을 걸으며 새봄에 꼭 다시 오겠다고 다짐했다. 산 꽃이
숲과 산, 호수가 어우러지면서 걷는 내내 절경을 선사하는 덕 흐드러지고 연둣빛 새순 반짝이는 봄날에 좋은 사람과 함께
분에 길을 걷는 이에게 다른 잡념을 허락하지 않는다. ‘산막 걷고 싶은 길이다.
이’라는 이름은 산 깊숙한 곳에 장막처럼 주변 산이 둘러싸고
있는 데서 유래하고, 예전부터 이곳에 살던 산막이마을 사람
위치 충북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546-1
들이 오가던 데서 ‘옛길’이라고 붙었다.
문의 043-832-3527
산막이옛길을 즐기는 방법은 세 가지다. 단정한 산책로를 왕 주차요금 대형 7000원 / 중소형 3000원
More tip
뭐하농하우스
뭐하농은 ‘무언가를 하는 농부’라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다. 뭐하농하우스는
팜가든, 채소디저트 카페, 로컬
디자인 편집숍, 농부도서관,
공유창작소, 공유주방을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이다. 괴산의 농부들이
기른 제철 채소와 과일만 쓰는 디저트
카페로 유명하다.
위치 충북 괴산군 감물면 충민로 694-5
문의 043-760-7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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