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요즘 애들은 너무 깨끗하게 커서 알레르기가 생겼다”라고요. “알레르기가 생겼어도 계속 참고 견디다 보면 몸이 적응해서 나아질 것이다”라고요. 이는 정말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일까요? 알레르기에 관한 진실 혹은 거짓을 알아봅니다.
│알레르기는 엄살이다? NO
알레르기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 알레르기 유발 항원’에 ‘과민 반응’하면서 발생하게 됩니다. 꽃가루·먼지 등 환경 요소, 갑각류·땅콩 등 식품 요소, 페니실린·이부프로펜 등 약품 요소에 우리 몸이 과도하게 항원항체반응을 함으로써 여러 이상 증상이 발생하는데요. 증상은 기분이 나빠지거나, 눈물·콧물이 나고, 피부가 가렵고 두드러기가 나는 정도부터 시작해서 심하게는 기도 점막이 부풀어 오르거나, 심한 배탈이 나거나, 천식,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많지만,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역시 많습니다. 알레르기는 일상생활에 큰 불편함이 있고,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에 이를 수 있으며,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라는 점에서 악명이 높습니다. 무작정 엄살로 여기지 말고, 알레르기 환자에 관한 관심과 배려, 그리고 알레르기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알레르기, 적응되면 나아진다? NO
알레르기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 중에는 ‘적응되면 나아질 것이다’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이는 굉장히 위험한 발상입니다. 알레르기는 근본적으로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특정 항원에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며, 그 과정은 너무나 난해하고 복잡 무쌍하기 때문이죠. 알레르기의 치료 방법 중에는 통제된 환경 속에서 특정 항원을 면역계에 계속 접촉시켜 면역계가 해당 항원에 대한 반응성을 낮추도록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이 같은 면역 치료는 항원이 확실하고, 안전하게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됩니다. 그리고 우리 몸에는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성을 낮추는 기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특정 항원에 대한 반응성을 더욱 강화하는 기제 또한 존재하기 때문에, 알레르기 항원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염증 반응이 더욱 발전·악화할 수 있습니다.
│죽염·식초로 치료할 수 있다? NO
간혹 알레르기 증상 중 피부염 증상을 죽염이나 식초 탄 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분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죽염이나 식초를 탄 물로 몸을 씻으면 피부가 약간 따가우면서 가려움증이 호전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는 알레르기로 약해진 피부를 자극해 증상을 더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는 행동입니다. 알레르기는 민간요법에 의존하려 하지 말고, 전문 진료과인 알레르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알레르기 증상을 개선·완화하는 치료 방법으로는 지르텍, 알레그라, 세티리진 등의 약물치료, 몸에 미량의 알레르기 항원을 장기간에 걸쳐 조금씩 투여해서 면역체계가 절대 특정 알레르기 항원에 과민 반응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면역주사요법 등이 있습니다.
│일상 모든 것이 항원일 수 있다? Yes
일상 속 대부분 자극·물질이 알레르기 항원일 수 있습니다. 주위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알레르기로는 햇빛 알레르기, 꽃가루 알레르기,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기, 개·고양이(털) 알레르기 등이 있으며, 눈이 충혈되고 가렵거나 피부에 발진이 생기고 재채기나 콧물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물 알레르기, 견과류 알레르기, 갑각류 알레르기, 한랭 알레르기(두드러기) 등이 있으며, 심지어 운동을 심하게 하면 천식 발작이 일어나 치명적인 호흡곤란으로 이어지는 운동 알레르기도 있습니다. 약품 중에서는 아스피린·이부프로펜이 알레르기 항원으로 반응하는 경우가 있고, 알레르기 증상 완화제로 쓰이는 항히스타민제에 알레르기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다? Yes
때때로 알레르기 반응이 미미할 경우 환자 본인조차 그것이 알레르기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입술과 입안이 간지럽다거나 목이 칼칼하다거나 등의 증상이 대표적인데요. 이 같은 증상은 일상생활에 딱히 큰 불편함이 없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환자는 원래부터 해당 식품을 섭취하면 늘 그랬기 때문에 이 음식을 먹으면 이런 반응이 나타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고 문제의식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모두 자기와 똑같을 줄 아는 것이죠. 만약 특정 음식을 먹었을 때 가려움, 칼칼함 등의 미묘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 상황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정확히 알고 싶다면 병원에서 직접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알레르기 환자, 점점 늘어나고 있다? Yes
현대 사회가 점점 더 복잡 다양하게 발전하면서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매연이나 분진 등 각종 공해 물질의 증가, 애완동물 등을 기르는 밀폐된 아파트의 증가, 합성섬유나 합성수지 등의 제조 및 사용 증가 등이 대표적입니다. 나아가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인스턴트식품, 패스트푸드, 방부제, 식용색소, 인공감미료, 합성착향료 등에 의한 식품 알레르기도 흔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