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은 폐암의 가장 큰 발병 요인이라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와 비교했을 때 폐암에 걸릴 위험이 15~18배 높다고 한다. 그러나 폐암환자의 30~40%는 비흡연자이며 우리나라 여성 폐암 환자의 약 90%는 비흡연자이다. 흡연 외에도 간접흡연, 환경노출, 직업적 노출, 조리흄, 가족력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담배를 피우지 않아도 폐암에 걸릴 수 있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남성의 암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고 그중 여성의 암 중 4위이나 대체로 예후가 좋지 않아 사망률은 1위이다.
최근 흡연 이력이 없는 비흡연자의 폐암 발생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간접흡연이다. 간접흡연은 폐암 발병 위험을 1.3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흡연을 할 때는 비흡연자를 위하여 허용된 흡연구역에서만 흡연해야 하겠다.
대기오염이나 실내 공기 오염, 석면, 라돈 노출과 같은 직업적, 환경적 요인으로도 암 발생에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대기오염은 흡연을 제외하면 폐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알려져 있어,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또한 세계보건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의하면 폐암 발생에 대한 라돈의 기여도가 3-14%에 달한다고 한다.
얼마 전 학교 급식 현장에서 오랜 기간 일하다 폐암을 앓게 된 산업 재해 노동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실제로 학교 급식 노동자 42,07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폐 검진 결과 32.4%가 이상 소견을 보였고 폐암 의심자는 341명에 육박하는 충격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이들은 대부분 중년의 여성들로서 급식실의 환기시설 개선을 요구하였다.
음식을 조리할 때에는 충분한 환기시설을 갖추거나 문을 열어놓고 환기가 가능한 상태를 갖춰야 한다. 이런 시설이 완비되지 않은 지하에 위치한 식당이나 대량의 음식을 조리해야 하는 학교 등이 큰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직계 가족 중 폐암 환자가 있는 경우 폐암 발병의 위험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유전적 경향성이 있음 시사하는 정도의 결과만 보고되어 있고, 확정적인 결과는 아직 없으며 향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폐암은 조직학적 기준에 따라 소세포폐암과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눈다. 비소세포폐암은 다시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으로 세분된다. 비흡연자에서 발병하는 폐암의 경우는 선암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또한 약 50%에서는 표적치료가 가능한 돌연변이인 EGFR 변이가 발견되며, 흡연자에서 발생하는 폐암보다 예후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기침이나 가래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이 나타나고 암이 진행되면 피가 섞인 가래나 호흡 곤란, 흉부 통증과 목이 쉬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진단 당시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나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폐암 검진으로 조기에 발견되는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조기에 진단되는 경우 수술을 통한 완치를 기대할 수 있어, 폐암 발병의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경우는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정기적인 검진이 권고되고 있다.
예방법으로 공공장소에서는 가능하면 금연 구역을 이용하고 평상시 유해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오염된 공기나 미세먼지도 영향을 줄 수 있으니 노출 시 마스크 착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또한 음식 조리 시 고기를 굽거나 연기가 발생하면 환기를 자주 하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 및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흔히 폐암에 걸렸다고 하면 담배를 피우지 않았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비흡연 여성 환자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통계 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흡연 이외의 요인이 중요해지고 있다. 따라서 폐암 환자에게 무조건 흡연 때문에 발병한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겠다.
인하대병원 호흡기내과 임준혁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