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인하대학교병원_ON2023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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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2023  Summer

































                                                                여름은 가고       계절이 아닌 이름이 ‘여름’인 여자를 만나는 한
                                                                가을은 온다       남자의 이야기도 있다.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500일의 썸머>       남자 톰(조셉 고든 레빗)이 조금은 유별난 여자
                                                                             썸머(주이 디샤넬)와 사랑하는 이야기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 <500일의 썸머>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남자 톰은 회사에서 만난 썸머에게 첫눈
                                                                             에 반하고, 영화는 이후 500일 동안의 톰과 썸
                                                                             머의 관계를 천천히 그려낸다. 톰은 썸머에게

                                                                             사랑을 고백하지만, 썸머는 누군가의 연인이 되
                                                                             기 싫다며 친구로 지내자고 말한다. 톰은 썸머
                                                                             와 연인이 되었으면 하는 이상과 친구인 현실

                                                                             사이에서 고통받으면서, 그가 바라는 연인 관계
                                                                             가 무엇인지 탐색하게 된다. 영화의 백미는 톰
                                                                             과 썸머의 관계가 점차 느슨해지면서 서로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
                                                                             주는 데 있다. 서로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곳

                                                                             을 바라보고 이야기한다든지, 누군가 운명을 이
                                                                             야기할 때 운명은 없다고 말하다가, 그 사람이
                                                                             이별 후 갑자기 운명 같은 사랑을 시작하게 된

                                                                             다든지 하는 식이다. 이런 극사실주의적 묘사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자아냈으며 지금까지도
                                                                             썸머가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 논하게 하는 이야
                                                                             깃거리를 만들어냈다. 한창 뜨거웠던 여름도 시
                                                                             간이 지나면 나아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톰이 로맨틱한 이상과 현실적인 허무함 사이에
               글을 쓴 유미지 작가는 글로벌 패션 라이선스 매거진                                  머무르지 않고 다음 계절인 ‘가을’로 나아가는
               <코스모폴리탄>을 비롯한 다수 매체에서 피처 기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여행, 컬처, 헬스를 두루 다루는 프리랜스 에디터로 활동 중이다.                      마지막 부분은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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